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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새로운 시작
2022년 1월 1일, 30살.
2021년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올해는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따라서, 작년에 힘들었던 이유와 올해 무엇을 해야 할지 적어보았다.
1. 회사나 개인 프로젝트에서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
그 전부터 진행하던 프로젝트는 완성단계에서 접혔고, 그 후에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완성될 결과물이 아직 보이지를 않는다. 기획을 철저히 했다고 생각했지만, 개발단계에서 즉흥적으로 추가되는 기능이 너무 많았고, 계획에 없었던 추가업무가 생기기도 하였으며, 협업 과정에서 지연이 많이 발생했다. 결론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생각하지 않고 계획을 세웠던 것이 독이 되었다.
회사에서만이 아니라 개인 여가에 틈틈이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던 게임은 출시는커녕 프로토타입도 완성되지 않았다. 다른 외부 요인의 탓을 할 수도 없다. 그냥 내가 게을렀기 때문이다. 물론 힘들어서 게을렀고, 게을러지니 더 힘들어졌다. 이게 악순환의 핵심이라고 판단했다.
2. 생각할 시간이 너무 많아졌다.
생각할 시간이 많다는 건 누군가에겐 좋은 의미겠지만 나에게는 상당히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첫 이별을 겪었고, 코로나 사태로 인해 친구들과 만나기에도 제약이 많아져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매우 많이 늘어났다. 원래도 부정적인 생각이 많은 편이었지만 그걸 해소하기 위해 영화관에서 혼자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었다. 하지만 팬데믹 시기에는 극장 개봉작과 상영 회차가 많이 줄었다. 게임회사를 필두로 개발자 연봉이 높아지는 와중에 우리 회사는 연봉이 동결되었고 원래 하고 싶었던 일을 해야 했나 고민도 많아졌고, 그나마 만나는 친구들도 나를 서운하게 하는 경우가 매우 많았으며, 자존감은 낮아져만 갔다. 따라서 계속해서 좋지 않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계속 뇌는 움직였다. 그 고리를 끊어야 했으나 역시나 의욕은 생기지 않았고 의욕이 생기지 않으니 몇 번 있었던 이직 시도는 실패했다.
정리하자면, 나에게 발전이 없었고 눈에 보이는 결과물도 없었기 때문에 내 자존감이 매우 낮아져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올해는 작더라도 결과물이 나오는 새 취미를 가지고 나를 발전시켜 결과적으로 내 자존감과 자신감을 쌓아가는 원년으로 삼는 것을 목표로 올해에 하고 싶은 일들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1. 자기소개서, 경력 기술서 작성하고 업데이트하기
이직의 핵심은 결국 자기소개서와 경력 기술서다. 꼭 이직이 아니더라도, 나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좋은 것은 결국 저 두 개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에 대해서 상세히 정리해보고, 내 기술 스택과 경력들을 나열해 그곳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를 적어보는 것은 내가 나를 파악하고 부족한 점을 찾는 데에도, 남들이 나를 파악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Github를 업데이트하는 것도 좋겠지만 회사 프로젝트는 공개할 수 없으니 경력 기술서를 꾸준히 업데이트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으며, 이는 Notion 페이지를 만들어 업로드할 생각이지만 꼭 Notion이 아니어도 좋으니 언제든 업데이트하고 누구나 볼 수 있게끔 하고자 한다.
2. 블로그에 일상 기록하기
몇 년간 버려뒀던 티스토리 블로그를 다시 살려 이 글을 쓰는 이유. 기존 글들은 중구난방 정리도 되어있지 않아 싹 옮겨서 아카이빙해두고, 내 모든 일상을 글로 남겨보려 한다. 새로운 취미를 가지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 있었던 모든 일들을 쓸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꾸준히 기록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올해 말에 다시 1년을 되돌아봤을 때 내 서른 살은 이랬었다 기억하고 모든 순간을 사랑하기 위함이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 전시회, 공연 등을 보고 새로운 맛집을 찾아가고, 재밌는 게임을 플레이하고 좋은 책을 읽었을 때 최소한 모든 리뷰는 블로그에 써보는 것을 목표로 한다.
3. 새로운 취미 가지기
작년부터 해보고 싶었지만 계속 미루던 취미가 딱 두 가지가 있다. 프리다이빙과 피아노 배우기. 둘 다 결과물이 눈에 보이는 활동은 아니지만, 행하는데 뿌듯함이 매우 크게 느껴질 것으로 생각한다.
프리다이빙은 내가 물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3년 전에 체험했던 다이빙이 너무 기억에 남았기 때문에 꼭 배워보고 싶다. 최소 프리다이버 자격증을 따는 것을 목표로 한다. 베이직은 취미라기엔 너무 금방일 것 같고, 프리다이버 자격증은 있어야 진짜 재미를 알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피아노는 어렸을 때나 배웠지 손을 뗀 지는 거의 20년이 되었다. 그런데 작년에 갔던 '히사이시 조 영화 음악 콘서트'에서 모든 음악이 좋았지만 역시나 '기쿠지로의 여름'이라는 곡이 가장 좋았다. 그걸 보고 있자니 피아노를 다시 한번 멋들어지게 쳐보고 싶어졌다. 누구나 악기 하나쯤은 연주해보고 싶겠지만 나는 그 악기를 피아노로 정해보려 한다. 목표는 3곡을 완주할 수 있을 정도로 배우기. 마침 본가에 있던 전자피아노를 버린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걸 가져와서 연습해 볼 생각이다. 악보 없이 완주하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어쨌든 틀리지 않고 완주할 수 있게끔 연습하고자 한다.
4. 다이어트 성공하기
다이어트는 평생 하는 것이라지만 나는 너무 평생 비만으로 살았다. 사실 비만이 아닐 때도 있었는데 그때는 내가 보기에 살이 그렇게 빠져 보이지도 않았기 때문에 별로 건강한 몸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정말 성공해야 한다. 이미 작년 말부터 운동을 시작했고 살이 빠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올해는 탄력받아서 몸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최소 목표는 군대 가기 직전 체중으로 돌아가는 것. 작년에 10kg 감량은 했으니 앞으로 6kg 남았다. 그 정도면 성공하는 것으로 나 스스로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오히려 올해 목표 중에 이게 가장 쉬운 일일지도 모르지만 우선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자. 체중만이 아니라, 건강을 챙기는 것이 목표다.
5. 개인 개발 게임 완성 및 출시하기
작년부터 진행하던 게임 프로젝트가 있다. 아직 공개할 수준은 아니지만, 올해는 꼭 출시하는 것이 목표이다. 프로토타입이 완성되면 개발 과정도 블로그에 공개할 의향도 있고, 개인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코드를 공개해 포트폴리오로 작성하기도 좋다. 내 실력 향상과 '결과물이 보이는 취미'라는 목표에 가장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6. 안드로이드 (Java / Kotlin) 공부하기
너무 윈도우 플랫폼에서만 개발을 해왔더니 내가 너무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부터 개발의 대세는 웹, 모바일앱이 되었고 내가 도태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 또한 내 자존감이 낮아지게 되는 원인 중 하나였다. 따라서 올해는 안드로이드 앱 개발을 공부해 시장수요가 있는 기술 하나를 내 기술 스택에 추가하는 것이 목표이다. 잘되면 이직도 할 수도 있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나 스스로 실력에 자신감을 향상해 개발 능력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7. 꾸준히 책을 읽기
옛날에는 책을 일주일에 한 권씩 읽을 때도 있었는데 군대 전역하고 나서 거의 읽지 않게 되었다. 간간이 흥미 있는 책을 읽기는 했으나 독서 습관을 다시 기르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영상 컨텐츠에 길들어 영화, 드라마를 많이 찾아보다 보니 내 독서 능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느꼈다. 긴 글을 읽고 쓰는 데에도 어색했고 자기소개서나 다른 글을 쓰는 데에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올해부터는 최소 한 달에 한 권 정도는 읽고자 한다. 소설, 에세이, 역사, 평론 등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어쨌든 한 권 이상씩은 읽고 독후감을 써보는 것을 목표로 해보려 한다.
내가 스스로 무엇인가를 한다는 자발성과 능동성은 성취감을 높이고 자존감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올해는 낮아진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첫걸음을 내딛는 중요한 해로 만들고 싶다. 올해 연말에 다시 이 블로그를 돌이켜보며 나의 서른 살은 정말 의미 있고 뿌듯한 한 해였고 내 인생에서 큰 발전의 계기가 되는 한 해였다고 생각하기를 바란다.
2022년 1월 1일, 나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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