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글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
2021년 칸 영화제 각본상, 골든글로브 비영어작품상 등 세계의 각종 영화제를 휩쓸고있는 화제작, 드라이브 마이 카.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 '여자 없는 남자들'에 수록된 작품 '드라이브 마이 카'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찾아보니 해당 단편집에 수록된 다른 작품에서도 이야기를 많이 차용한 듯 하다. 영화에서 중요하게 나오는 이야기는 영화의 메인스토리말고도 두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하나는 다른 단편 '셰에라자드'에서, 하나는 원작에서도 등장하는 안톤 체호프의 희곡 '바냐 아저씨'라는 이야기이다. 찾아보니 연기/연극을 전공하면 무조건 한번씩은 접하게 되는 교과서와도 같은 희곡인 듯 하다.
영화는 2시간 59분의 긴 러닝타임을 가지고있지만, 영화가 시작한 지 약 40분이 지나서야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가 길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뭔지 모를 흡입력이 있었다. 또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봉준호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영화 중간중간 거의 절반은 한국영화다 싶을 정도로 익숙한 모습과 언어가 등장해 더 집중해서 볼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오히려 국내에선 익숙하지 않은 배우들이 등장했는데, 일본 기준으로 외국인인 내가 볼때는 오히려 본 적이 없는 배우분들이 한국어로 대사를 하니 더 실제같은 느낌을 받아서 좋았다는 생각도 든다. 한국인 배우가 세 명이 등장하는데, 이 세 분은 모두 장편영화는 첫 출연이라고 한다.
한국어 뿐 아니라 상당히 다양한 언어가 나온다. 일본어는 당연히 메인이고, 한국어, 중국어, 러시아어, 심지어 수어까지 등장하여 다양한 언어로 극중극인 '바냐 아저씨'를 연기하는데 나는 외국어 연극은 본 적이 있지만 다국어 연극은 본적이 없어 신기하기도 했다. 심지어 극중 배우들은 각자 상대의 언어를 모르는채로 대사와 감정선을 읽어 연기를 하는데 너무 신기했고, 그 배우들이 연기하는 바냐 아저씨를 보고싶어졌다.
우리는 누구나 살면서 많은 이별과 상실을 겪는다. 두 명의 주인공이 만나 마음을 열고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은 조용하고 담담하지만 서로에게, 심지어 영화를 보고있는 관객인 나에게도 무겁고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분명 누구에게나 상실의 아픔은 있을테고, 치유는 아무도 완벽하게 되지 않을 것이지만, 이 영화는 분명 나에게는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느꼈다.
'Review > 영화&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해피 뉴 이어 (0) | 2022.01.05 |
---|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