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도서 2022. 1. 15. 18:54

[소설] 네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

 

지난주, 강남에서 오전 일정을 마치고, 잠실 롯데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블록버스터 영화음악 콘서트가 시작하는 시간이 되기 전에 약 5시간 정도 시간이 남았다. 집에 들렀다 가기는 동선이 너무 애매하고 길어서 그냥 오랜만에 롯데월드몰 구경을 하기로 했고, 4층에 있는 아크앤북으로 갔다. 개인적으로 SNS를 잘 하지는 않지만, 가끔 들어가 보면 자주 나오는 도서 광고가 몇 개 있는데, 그 중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라는 광고를 자주 봐서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번엔 그 작가인 이치조 미사키의 다른 작품인 '네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가 매우 끌렸고, 남는 시간에 보기 좋을 것 같은 가벼운 분량이라 이 책을 선택했다. 일본작품은 항상 장르물만 읽었었고 연애소설은 처음이었다.

슬픈 이야기를 쓴다면, 가장 쉬운 방법은 이별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별 이전의 이야기가 얼마나 설득력 있고 희망에 가득 차 있는지, 그리고 어느 시점에 이별을 맞이하는지. 그 공식에 맞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 가장 쉽게 슬픈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이다. 이 작품은 그걸 영리하게 잘 이용했다. 결국, 이 이별을 맞이하기 위해 이 이야기는 시작됐다. 어디선가 보았을지도 모르는 흔하고 쉬운 이야기지만, 클래식한 플롯은 이미 검증된 플롯이기 때문에 상당히 감동적이고 슬프게 흘러간다.

우리가 모두 언젠가는 겪었을 학창시절 이야기를 '난독증'이라는 설정을 두고 풀어내지만, 그 특별한 설정은 이야기의 시작을 도와줄 뿐이고 중반부 이후에는 이야기의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일단 이 소설에 흥미를 느끼도록 하기엔 충분하며, 그 역할을 다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퇴장하는 듯이 잊힌다. 그러면서 반전이 등장한다. 이야기의 구조에 관심이 있으면 충분히 눈치챌만한 그 반전을 나는 눈치채지 못했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 반전 부에서 큰 충격과 눈물이 쏟아져 왔다.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신인 작가인 듯 한데 흡입력 있는 슬픈 이야기를 쓰는데 대단한 능력이 있는 듯하다. 앞으로도 이치조 미사키의 작품이 등장한다면 꼭 읽어볼 의향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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